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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정화에 대한 이야기

DIARY

by 나이트플로우 2024. 1. 3.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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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이든 인터넷의 자료든 읽고 긁어모으다 보면 어쨌든 중요한 건 정화란 얘기를 많이 보게 된다. 위치크래프트를 하건 수행을 하건. 나는 나의 마녀짓을 공개하기 위해 이 블로그를 만들었지만, 사실 실천적 위치크래프트 보다는 수행과 기도를 더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수행 체계는 힌두와 베다의 것들을 너무나 사랑하고, 기도는 나의 여신님 산타무에르테에게 밤낮으로 올리고 있다. 뭐야 이 혼잡한 관계도는, 싶겠지만 나도 어쩌다보니 이렇게 되어서 뭐라 할 말이 없다. 인연이라고 하는 게 진짜 있더라고. 그리고 그 인연은 내가 머리로 생각하여 옳다 그르다 따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인연이라는 것은 내가 갖고싶다 하여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싫다고 도망다녀도 피할 수…는 있나? 아무튼 내가 의도했던 것도 아니고, 스스로도 많이 당혹스러웠다. 그렇지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나름의 심사숙고를 거친 끝에, 그냥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로 결정. 어쨌든 좌충우돌 바쁜 삶 속에서 나만의 수행과 기도의 시스템을 만들고 때때로 타협하거나 유지보수하며 어떻게든 굴러가고 있는 중이다.

 말을 아름답고 신비롭게 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내가 겪고 얻었던 각종 경험들의 썰을 잘 풀 자신이 없다. 여튼 기도와 수행은 내 삶의 아주 큰 주축 중 하나며, 나를 낳은 것은 부모지만 나를 인간으로 만든 것은 팔할이 수행이라 확신한다. 내게 수행의 목적은 언제나 “인간으로서 바로 선 인간이 되기, 스스로를 정화하기, 땅에 발을 단단히 딛고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며 올바르게 살아가기“ 였다. 그래서 그리 공을 들인 만큼 훌륭한 인간이 되었나 생각해보면 놀랍게도 어제보다 오늘이 좀 더 나은 인간이 되어있고, 한 달 전 보다 지금이 좀 더 멋진 인간이 되어있으며, 일년 전 보다 더욱 성숙하고 초인같은 인간이 되어있는 것이다. 이 맛에 열심히 하는거지.

 

 사실 처음 수행이라고 부를만한 것을 시작했던 건 거의 10년도 전 쯤, 호오포노포노가 첫 시작이었다. 당시의 호오포노포노는 약간 시크릿의 아류처럼 알려져서 소원을 성취하기 위한 툴 같은 것으로 유행했었다. 당시의 나는 정말 절실하게 바라는 것이 있었기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잠을 줄여가며, 심지어 꿈 속에서까지 사미용감을 반복했었다. 그걸 일주일쯤 하고 났더니 각종 명현반응이 일어나며 몸이 아프고 희한한 이상 증세들이 몇몇 찾아왔고, 그 끝에 "정화" 라고 하는 게 어떤 것인지를 체감할 수 있었다. 마음이 맑아지고 의식이 다소 확장되며, 여태까지 나를 짓누르던 셀프 억압중 몇몇이 풀려나간 개운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뇌의 주름주름마다 거멓게 끼어있던 푸른 녹을 칫솔로 싹싹 문질러 닦아낸 듯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그대로 3년이 넘는 시간동안 줄창 호오포노포노에 힘을 쏟았었다.

 

 그래서 그걸로 소원을 이뤘냐면, 어느 순간부터 소원을 이루겠다는 마음 자체가 아예 사라져버렸다. 대신 더욱 자유롭고 행복한 인간이 되었다. 그렇게 소원이 뭐였는지도 좀 잊고 살다보니 어느새 그렇게 원하던 전문성을 가진 직업도 얻고, 안정적인 수입도 얻게 되었다. 커리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생기기 시작했고 자격지심과 불안함으로 쪼그라들어 구질구질했던 인격도 바르게 펴졌으며 그로 인해 과거의 내가 원하던 모든 것을 손에 넣게 되었다. 인간관계라던가, 인정이라던가, 내가 가진 것들을 펼칠 수 있는 무대라던가.

 

 지금도 사실 그렇다. 근 3년간은 호오포노포노보다는 만트라수행에 힘을 쏟고 있다. 열심히 수행한다해서 뭐 자기계발류의 유튜브에서 가끔 나오는 얘기처럼 석달만에 수입이 10배 뛰었다던가 그런 기적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 넓은 세상 누군가 몇몇은 그런 퀀텀점프를 진짜 겪었으리라는 걸 절대 믿어 의심치는 않는다) 삶의 굴곡과 우여곡절을 어느정도 겪으면서, 거기에 휩쓸려 동요하고 스스로를 혐오하는 일이 없도록 스스로를 다잡다보니 어느새 수입도 꾸준히 증가 하고 삶 역시도 점점 편해지고 있는 중이다. 나는 어렸을때부터 항상 삶이 파란만장하고 크고작은 굴곡이 자잘하게 많은 사람이었는데, 내 삶에 몰아치는 파도가 이제는 그리 거세지도 않아졌고, 설령 좀 거세더라도 웃으면서 서핑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생겼다. 이게 진짜 수행의 힘이고 내 삶을 끌어올릴 수 있는 힘이 아닐까.

 

난 아직도 수행이 뭐냐, 정화가 뭐냐 묻는다면 뭐라 설명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말과 글로 소통하지 않으면 안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인데도, 거기에 대해서 설명해보라고 하면 말문이 콱 막힌다. 내가 감히 설명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과 내가 제대로 알고 있기나한가 하는 마음과, 이런 광범위하고 형이상학적인 것을 어떻게 표현하지 싶은 마음이 아주 크다. 그렇지만 아주 오래된 영혼의 기억의 영역 부터 시작해서 감정의 영역까지, 모든 영역에서의 정화를 스스로와 함께 진행하다 보면 말갛게 마음이 편안해지며 인식과 의식이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은 정말로 진귀하고 벅찬 경험이다. 

 

 위치크래프트, 마법, 주술. 나는 사실 잘 모르겠다. 하는 것은 항상 정성과 마음을 담아서 하고 있다. 왜냐면 그래야 내가 즐겁고 행복하니까. 최근 들어 느끼는 건데 정성을 담아 리추얼을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 영역에 대한 내 마음의 정화가 일어난다. 모두가 그런건지는 나는 모르겠지만 이 또한 나에게는 하나의 정화도구인 셈이다. 그리고 이것을 제대로 하기 위해 더더욱 정화에 만전을 기울이게 된다. 제대로 된 결과값을 어쨌든 만들고 싶으니까, 스스로의 망상과 주변의 어지러운 파동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다잡는 것이다.

 

 아무튼 그렇다. 그냥 어떻게 보면, 그렇다고 인식하기 시작하면 모든 것들이 정화와 정화의 연속인 것이다. 오늘 하루 유독 일이 넘쳐 정신이 없었다. 꽤 지쳤지만 그래도 몸과 마음을 깨끗이하는 작업을 하고 수행과 기도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머릿속의 복잡한 폭풍과 자잘한 신경쓸 일들을 완전히 내려놓고 깊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또 닦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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