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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게 좋은 것

DIARY

by 나이트플로우 2024. 2. 7.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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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토스 앱을 사용해서 소비내역을 체크하는데, 오늘 토스녀석이 소비 통계 레포트를 보여줬다. 가장 많은 돈을 쓰는 구간이 건강/미용, 그리고 영성이었다.
그리 놀랄 일은 아니긴 한데, 생각보다 많이 쓰더라. 작년말까지 이용하던 오컬트 샵에서 몇몇 사건을 겪으며 운영진들에 대해 대단한 환멸을 느껴 거기에 쓰던 소비를 완전히 접었기 때문에 (그간 제법 많았다!) 이제 소비량 자체가 얼마 안될 줄 알았는데, 아이템 제작 재료비나 엣시 구매내역 등등으로 이래저래 꽤 쓰고 있었음. 조금 충격.

오컬트든 수행이든, 내게는 취미생활이기 때문에 돈을 많이 쓰는 것은 아깝지 않다. 그리고 많이 썼다고 해봐야 달에 몇십만원 단위라 그리 무리도 아니다. 다만 생필품 외의 분야에 소비가 많다는 것은 내가 거기에 결핍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그게 오히려 문제다. 그럼 그 결핍은 어디서 오는 걸까.

어제 했던 얘기에서 이어지는 것 같다. 체험에 대한 집착,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집착. 사실 지금 놀랄정도로 많이 발전하고 있다. 수행과 세션을 병행하면서, 일도 순조롭고 마음의 여유도 넉넉해졌고 정신적으로나 영성적으로나 짧은 시간내에 많이 성장했다는 걸 느끼고 있다. 그런데 계속 뭔가 “새롭고 강력한 것”을 찾고 있다. 그래서 정확하게 무엇이 그리 부족해서, 자꾸 더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되는가에 대해 고민하다보니 도달한 결론은, [뭔가 근사한 수행을 하고 있다는 기분을 내고 싶다] 였다.

세상에는 신기한 수행법이 너무 많다. 그리고 예전에 수행을 도와주던 분도 참 신기한 것을 많이 보여주셨다. 그러다보니 자꾸 그 ”체험“에 목말라서 뭔가 다른 방법, 다른 기예를 찾아 기웃대는 것이다.

그 많은 기예들, 수행법들 모두 효과가 있을 테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지금 나한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지금은, 자기정화를 거듭하며 내 삶을 개척하고 바로 세우고 마음을 다잡아야 할 때다. 머리로는 아는데 자꾸만 다른 것들이 신기해보이고 재미있어보인다.

수행에 도움을 주고 있는 친구가 말했다. 간단한 게 좋은 것이라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수행들, 만트라와 명상과 기도와 세션들이 단순해보인다 해서 효과 없는 것이 절대 아니니 조바심내지 말라고.
참으로 맞는 말이다. 항상 그렇게 욕심아닌 욕심을 내다가 이상한 것에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던가.
조바심내지 말아야지. 하던 것을 열심히 꾸준히 하면서, 집착을 내려놓고 겸허해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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