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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DIARY

by 나이트플로우 2024. 2. 13.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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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위치크래프트를 시작했는가에 대한 이야기. 사실 시작은 십여년전 쯤에 했는데, 그 때는 그냥 찍먹만 하고 끝냈다. 조금 관심을 가지려 하고 있는 와중에 수행으로 빠졌고(정확하게 분야가 뭔지도 모르겠다. 그냥 도와주시는 분을 만나서 하라는 대로 함. 지금 생각해보면 기공이었던듯 하다), 그냥 꾸준히 호오포노포노를 통한 정화와 수행만 하면서 살았다.

그러다가 또 그라데이션으로 빠져나와 잊고 그냥 일반인의 삶을 살다가… 삶을 반으로 쪼개놓는 수준의 대격변을 겪고 제발 살려달라고 다시 만트라 수행과 기도를 시작했다. 그게 벌써 몇 년이 되었다.

그래서 내가 왜 다시 위카(난 위칸은 아니지만..) & 위치크래프트로 빠지게 되었냐면, 수행이 지긋지긋해서였다. 수행을 하는 것 자체는 좋아했는데 수행자로서의 마음가짐을 유지하는 거라던가 영성과 함께 균형잡힌 인격함양을 위해 애쓰는 거라던가 어느 날 부터 그런 게 너무 피곤하게 여겨졌다. 그리고 열심히 기도와 수행을 하다보면 뭔가 하나씩 공효가 주어지긴 했는데, 그게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니었다. 반드시 마음이든 에너지든 관계든 묶인 것을 풀기 위한 사건 사고가 한 두개는 벌어졌고 그 끝에 퀘스트 보상을 받듯 성장이 이루어졌다. 근데 난 그걸 그냥 받고 싶었다.

그래서 옛날 일이 생각나서 이거 저거 오컬트 샵에서 마법오일이나 탈리스만 등 아이템도 많이 구매해봤다. 근데 그게 또 작동하더라. 원하는 결과값을 냉큼 안겨주지는 않았지만 마음과 기분을 그러한 방향으로 세팅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한 사소한 기회같은 게 조금이나마 생겨났다. 그렇게 내 기분과 마음가짐이 바뀌니까 사람 대하는 형태도 달라지고 내 주변에 머무르는 관계도 달라졌다. 신기했다. 그래서 호기심 반 욕심 반으로 참 많은 돈을 썼다. 그런데 지금은 전혀 아니다.

그걸 그만 둔 이유는 사람 때문이었다. 나는 마냥 어린 나이도 아니고 나름 내 직업의 분야에서 꽤 인정받는 전문 기술도 있는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협업이나 외주 등등의 이유로 오컬트 분야에서도 그쪽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일이 자주 생겼다. 처음에는 신나고 설렜다. 어렸을 때 수행 도와주셨던 분이라던가 멘토삼아 만트라 수행에 도움을 간간이 받던 분이라던가 다들 뭔가 대단히 기인이긴 했지만 그 나름의 강렬한 파워와 매력이 있었기 때문에, 그 사람들도 그러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뭔가 아니었다. 카리스마가 있고 없고의 문제를 떠나서, 뭔가 좀 진짜 아니었다.

탁한 눈빛에, 늘상 아프다고 했고 정신상태가 힘들다고 했다. 모든 일을 끝장 날 때 까지 미뤘고, 조금이라도 언성이 높아지거나 부정적인 얘기가 나오면 마음과 몸이 힘들다며 자리를 피했다. 이게 뭐지 싶은 일들도 너무 많았다. 신의 메세지라며 자기가 하고싶은 말을 하며 타인에게 영향을 주려고 하는 인간도 있었고 제 욕망을 쫓는 일에 너무 급급해 최소한의 체면치레도 하지 못하는 인간도 있었다. 여기서 하는 말과 저기서 하는 말이 다른 사람도 있었고, 내담자나 타인의 이야기(게다가 내가 아는 사람임)를 아무렇지 않게 떠벌리는 사람도 있었다. 심지어 거기다 거짓도 크게 몇 술 섞어서.

안그런 사람도 있겠지. 나도 안다. 실제로 영성을 업으로 삼은 내 친구들은 아주 건실하게 잘 살고 있고 상담이든 기도든 아이템 제작이든 프로페셔널하게 잘 하고 있으니까. 그렇지만 저 사람들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현실세계에 끌어다 연결시키는 일의 특수성은 나도 충분히 잘 안다. 타인에게 말할 수 없는 고충도 꽤나 많겠지. 그렇지만 그게 인간답게 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변명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근데 그것을 모든 것에 대한 가불기로 쓰고 있는 것을 봤더니, 빨리 이 바닥에서 빠져나와야겠단 생각밖에 안들더라. 게다가 영적 작업에 대해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일 조차 자꾸 생기니까 아예 그들이 만든 것을 쓰는 것마저 찝찝해졌다. 그래서 다 처분하고, 뒤도 안돌아보고 연을 끊었다.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기상천외해서 어디가서 말하기도 힘들다. 모든 사정 다 아는 친한 언니를 만나 그간 있었던 일을 과장과 반복 없이 싹 다 진술하는데 7시간 반이 걸렸다. 정말 징글징글하다… 그러면서 느낀 것이, “건실하게 건강하게 살기 위해 스스로를 단련하며 열심히 살지 않는 인간이 영성을 논하는 것은 배나오고 살 축축 처져 내리는 트레이너가 피티하는 것과 같다” 는 것. 진짜 뼈에 새겨야 할 교훈이고 나 또한 늘 경계하며 살아야 할 귀중한 깨달음이다.

아무튼 그리하여서… 내 별로 길지 않은 오컬트 역사의 2단원 막은 저걸로 내리게 되었다. 지금은 3단원 중인데. 너무 좋다.

코번이란 단어는 너무 거창하고 마음 맞고 뜻 맞는 마녀친구들이랑 모여서 레시피를 구상하고 영적 작업과 아스트랄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뭔가를 만들며 살고있다. 다들 제 직업도 있고 일상도 야무지게 잘 꾸려나가는 친구들이라 삶과 영성의 밸런스 코드가 나와 일치한다.

그리고 이게 소비만 할 때는 그냥 공효! 좋은 결과값 보기!에 치중되어 있었는데 내가 직접 만들고 리추얼하고 축성하니 영적 이해도가 깊어지고 정화가 일어나며 사람이 성숙하게 된다.

앞서 말했다. 나는 뭔가 수행을 하다보면 특정한 사건사고가 유발되고, 그것이 해결되면서 성장하고 의식이 깊어지는 게 지긋지긋해서 뚝딱 나오는 오컬트로 빠졌었다고. 그런데 이제서야 깨달은 것은, 그런 것은 결국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거저 얻을 수 있는 영적 작업들은 존재한다. 실제로 거저 얻은 것도 한 두어개 된다. 근데 그게 반복되니 사람이 점점 영적인 작업에만 집착하게 되면서 사고회로가 망가지게 되더라. 모든 문제를 오컬트로 해결하려고 들게 되고 사회적 상황에서 생기는 모든 자잘한 트러블들을 어떻게든 회피할 경로를 찾으려 영적인 인과에 집착하려 하게 됐다. 스스로가 그런 사고를 반복한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는 메타인지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쉽게 얻으려다가, 겁나 먼 길을 뱅글뱅글 돌아서 갈 뻔 했다. 빨리 깨우쳐서 다행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제 생각해 볼 지점이 생긴다.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이러한 아이템들을 소비자가 접하게 할 것인가. 물건 특성상 간절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을 수 밖에 없는데, 어떻게 해야 그들에게 가장 선하고 건실한 결과값을 안겨줄 것인가. 그들이 사용하여 공효를 본 후 그것을 쿨하게 보내주고, 영적인 작업을 통해 인과를 조율하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의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울 것인가.

일단 만드는 내가 건강해야한다. 몸도 마음도, 영성적으로도 인격적으로도.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정말로 신의 영역이다. 마음을 다해 기도하고 사용하게 될 이의 축복을 비는 게 답이다.

나는 위치크래프트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고단한 인간의 삶의 난이도를 조금이나마 낮춰주기도 하고 미지의 영역에 대한 신비로움과 설렘도 가져다줄 수 있는, 신들이 인간에게 베푸는 수많은 축복을 받는 여러 방편 중 하나라고 여긴다.

이것은 누군가의 고통을 덜어주고 즐거움을 더해주는 신비로운 삶의 향신료여야하지 욕심에 눈이 먼 인간의 배를 불리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 위치크래프트로 돈을 벌어서 안된다는 게 아니다. 목적과 수단을 혼동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누가 말했더라, 기예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아마 각기 다른 분야의 너무나 많은 스승들이 다들 한 번씩은 입에 담았던 말일테다. 심지어 IT를 가르치는 나도 학생들한테 가끔 하는 말이니까. 기술은 누가 쓰던 작동한다. 그러니 기술인 것이다. 그러나 이제 다루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이 기술이 사람을 해하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것이다.

세상에 나쁜 사람은 그다지 없다. 약한 사람만 있을 뿐. 흔들림 없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닦고 선함을 향하는 자세를 올곧게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역시 힘이다. 마음을 다루는 힘, 육체를 다스리는 힘. 이제 연휴는 끝났고 지금은 밤 12시 반, 내일 일찍 출근해야하지만, 그러니 거를 수 없다. 밤의 수행루틴 어서 돌리고 깊은 잠을 청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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