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2월 17일

DIARY

by 나이트플로우 2024. 2. 17. 01:33

본문


일이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너무 바빠서 쿠키런 길드에서도 쫓겨났다.
지금 하는 일이 국가 사업이라 어디가서 찡찡대며 말하지도 못하고, 와중에 외주는 밤낮없이 휘몰아쳐서 지금 4월 말 까지 스케줄이 꽉 찼다. 분명 12월 말 즈음에는 으스대듯 ’2월까지 스케줄 꽉 찼어요 ^^‘ 이러고 다녔는데 진짜다. 앞 뒤 구분 못할 레벨로 꽉 들어차서, 집에는 씻고 자러만 들어오고 있다. 그 와중에 어떻게든 취미생활 할 거라고 열심히 오컬트서적 번역해서 보고 이거저거 작업하고 있음.

몸이 힘들어서 그렇지 마음은 즐겁다. 바쁜만큼 통장이 두둑해지기 때문이고, 요새 들어오는 일들은 씨알이 굵은 녀석들이 많아서 단가도 제법 굵직굵직하다. 아주 그냥 신났음. 작년 말 까지만 해도 이상한 인간들한테 휘말려서 몇 년 만에 마이너스 찍힌 꼴을 봤었는데, 이제 다 극복했다. 진짜 한국 오컬트 바닥에 이상한 인간들 너무 많고… 어쩌다 천에 하나 만에 하나 멀쩡한 이들을 만나는데 그건 진짜로 수 없이 많은 별들 중에서 당신을 만날 수 있는 건 절대 우연이라 할 수 없어 기적의 세일러문인 것이다.

최근 일련의 정화 사태 (라고 말하는 이유는… 진짜 힘들었기 때문. 사실 지랄이라고 하고 싶다.)로 인해 개선된 사안들이 너무 마음에 든다. 일단 첫번째로, 연애에 대해 얽혀있던, 반복되던 좋지않은 패턴 하나를 풀었다. 몰랐는데 묶여있었던 마음도 해소 되었고 홀가분해졌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드디어 내 작업에 대한 완벽주의적 강박을 극복했다. 이제는 그냥 당당… 까지는 아니고 아무 생각 없다. 남들이 칭찬하고 추켜 세워줘도 그다지 기쁘지 않고 별 감흥이 없고,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마음이 편해지니 작업의 고통도 훨씬 덜해졌다. 항상 뭐 하나 만들 때 마다 쥐어짜이는 자괴감과 절망감 속에서 바닥을 한 번 찍고 올라오는데, 그게 나는 진주를 만들기 위한 조개의 고통 같은 것인 줄 알았지. 그런데 그냥 쓸 데 없는 강박증이었음을 깨달았다. 마음이 가뿐하니 속도도 빨라졌다. 오늘 저가의 가벼운 외주 두어 건 들어왔는데, 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시간 내에 후다닥 해치우고 넘겨줄 수 있었다. 좋아. 멋지다.

아무튼. 요새는 매일이 즐겁다. 몸은 회사에 묶여있는데 마음만은 세상 누구보다 자유롭다. 일시적인 상태가 아니라, 마음이 한 데 끄달리지 아니하고 자유로움과 평정심을 유지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드디어 터득한 것이다. 수행의 공효기도 하겠지만 나이먹는 보람이기도 한 것일 테다. 기도도 감사로 시작해서 감사로 끝난다. 오늘 하루도 건강하고 무탈하게 보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와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그 짧은 시간 내에 여러가지 일이 일어났고 삶의 크고작은 문제들을 다 처리하지는 못해 여전히 곳곳에 산재해 있지만, 그것을 고통이라 더 이상 인식하지 않게 된 지혜를 주심에 감사합니다.

감사하면서 살아야지. 가진 것에 감사하고, 내 삶에 최선을 다하면서. 오늘 일기 끝.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월 20일  (0) 2024.02.21
에너지 워크 Energy Work 이야기  (0) 2024.02.20
나의 이야기  (1) 2024.02.13
2월 8일  (1) 2024.02.08
간단한 게 좋은 것  (1) 2024.02.07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