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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4

DIARY

by 나이트플로우 2024. 11. 2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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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프로젝트 적응하느라 바쁜 와중에 이전 프로젝트도 마무리가 덜 되어서 주말까지 태워가며 일하고 있다. 그런데 매일매일 즐겁다. 뭐 일년 중 안 즐거운 날이 얼마나 됐냐만은, 여튼 일도 재밌고 사람사는 세상도 재밌고 만사 돌아가는 모양도 재밌다.

 

영성과 오컬트에 관해서는, 탈피 이후의 가재같은 상태가 되어서 새로운 관점과 상태가 단단해지기 전까지 몸을 사리고 있는 중이다. 그렇지만 앞으로 이에 관해서 얼마나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얻은 깨달음이 많은데, 그것을 타인에게 공유해봐야 상호이익될 것이 없다는 판단이 서는 것들이 많다. 어떤 것들은 겉보기엔 너무 시시해서, 어떤 것들은 오히려 더 혼란스럽게 만들 것 같아서. 그리고 또, 깨달았다고는 하나 행하지 않은 것들이 많아 입밖에 내는 것도 부끄러운 것들도 있다. 

 

예로 그런 것이 있다.

결국 "영적인 능력", "마법능력" 등등이라고 불려지는 그 영험한 힘에 대한 것. 최근들어 깨우친 것이, 그 "능력"이라고 부를만 한 것은 세가지의 영역에서 온다는 것이었다. 내가 나를 정화하여 맑고 청정해서 나를 통하여 근원의 힘이 흐르게 하는 첫번째의 영역, 그리고 신체를 닦고 단련하여 그릇을 만들어 육체의 영역인 감정과 감각의 에너지를 다루게 하는 두번째 영역, 그리고 단순히 종교적, 오컬트적 상징과 역사뿐만이 아니라 인간사와 인간사회와 문명 전반에 대한 공부를 통해 깊은 이해와 통찰로 얻어야하는 세번째 영역이 모두 갖추어져야 비로소 영적인 힘을 다루고 흐르게 하는데 완전한 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지덕체, 천지인, 뭐 기타등등으로 대체할 수도 있을 거 같기는 한데, 다년간 수집해온 데이터베이스 기반으로 산출한 결과값이 그러한듯 하다. 

 

그러나 깨달으면 뭐하랴, 실천이 쉽지가 않은데. 정화와 공부는 해왔다 한들, 육체를 단련하는 것은 미흡하다. 그래서 최근에는 몸을 살리기 위한 식단과 운동을 삼주째 진행중인데, 목표는 20대때 격투기 하던 시절까지 몸 컨디션 끌어올리는 것이고, 나이를 먹은 탓도 있고 현생이 바쁜 탓도 있어 아직 갈 길이 요원하다. 조금씩 조금씩 할 수 있는 범위를 늘려가는 중이다. 

 

 다만 내가 지금의 이런 상태에서, 타인에게 이것이 맞다 저것이 옳다 얘기하는 것이 좀 많이 웃기다고 생각한다. 뇌라고 하는 기관은 생각보다 바보여서, 그런 척 하면 진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쉽게 믿어버린다. 내가 나 조차 갖추지 못한 덕목을 언급하며 이것이 좋다, 이것을 따라야 한다 판단하고 논하는 순간부터 내 뇌는 내가 이미 그것을 갖추었다 생각하든 아니면 입으로만 떠들기만 해도 된다고 생각하든 둘 중 하나의 결론을 내리고 행동할 것이며, 그 중 그 어떤것도 나에게 이롭지 않다. 전자가 되어버리면 떠들기만 해버리고 행하지 않는 인간으로 끝이나고, 후자가 되면 숱하게 널린 그저그런 영성코스프레 사기꾼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게 된다.

 

또 그런 것들도 있다.

깨닫고 얻었지만, 실생활에 아직 끌어오지 못한 것들.

나는 현실에서 잘 살기 위한 힘이 되지 못한 영성은 망상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꽤나 강경파인데, 이유는 단순하다. 평생을 보이지 않는 영역에 대한 뜬구름 잡는 소리 하고, 허상을 쫓아다니는 인간을 수없이 봤기 때문이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현실을 바꾸고싶다는 문제의식은 가졌으나, 그 문제를 풀기 위한 방법을 현실에 적용하지 못하고 오컬트를 통한 망상회로만 끊임없이 돌려 위안만 얻고 끝내는 사람들도 수두룩했고, 아예 공중에 붕 떠서 아스트랄영역에서 일어나는 일과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두 연관지어 현실과 망상을 분간하지 못하고 사고치는 인간도 족히 두자리수는 봤다.

 내가 어떻게 하지 못할 고통과 괴로움을 영적인 메서드를 통해 해결을 하거나 그 원인을 알아보려고 하는 시도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통해 어떤 현실적인 결과나 현실에 반영할 수 있는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면 그것은 실패한 시도라고 본다. "할 수 없다, 열심히 해보자" 같은 결론이라도 좋으니, 내가 내 마음가짐과 영혼과 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떤 결과값을 얻지 못한다면 나는 그것이 제대로 된 영성이라 할 수 없다고 본다.

 

 지금 내가 얻은 새로운 깨우침 중 여러가지가 그러하다. 깨달았고, 얻었지만, 아직 행하거나 실현되는 것을 못본 것들이 꽤 된다.행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아인슈타인이 그랬던가,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내일을 기대하는것은 정신병 증상이다" 라고, 얻었고, 깨달았으면 이제 바꾸기 위해 행해야하는데, 방법을 모르고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될지 모르고 쉽지 않아서 못하겠고 한 것들이 많아 아직은 함구하는 편이 좋다 여겨지는 것들이 많다. 다음 달 일정이 느슨해지거든 은둔기를 가져볼 생각이다. 이사 온 이후로 산 책이 또 수십여권 되어가는데 아직 절반 정도를 못봤다. 느긋하게 책에 파묻혀서 문제도 없는 답을 찾는 시간을 보내고 나면 또 떠들 게 잔뜩 생기겠지.

 

 지인과 자주하는 이야기가 있다.

"영적인 처방(리추얼, 소환, 크래프트 등등)은 절대 술자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 

결국 내가 하는 마법이든, 나와 함께 지내는 영적인 존재든, 내가 만드는 마법적 물건이든 결국 업그레이드 시키려면 모든 면에서 나를 계발해야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적으로 스스로를 계발한다는 것은, 지,덕,체의 모든 면에서 자신을 업그레이드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앉아서 명상만 냅다 몇년 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맨날 오컬트책 읽고 상징이든 존재든 외운다고 될 일도 아니고, 그냥 체육관에서 하루에 몇 시간씩 시간을 태운다고 될 일도 아닌듯 하다. 영적 수행이든, 육체든, 공부든 모든 면에서 두루두루 자신을 함양해야 한다. 10여년 전, 어떻게 보면 남들이 어렵게 가는 길 나는 좀 쉽게 가보겠노라 시작한게 오컬트고 영성이었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가장 어렵게 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긴 하지만, 제대로 가는 길이라는 것에 대한 확고한 신념은 있기 때문에 딱히 억울하거나 아쉽지는 않다. 

 

아 쓰다보니 깨달았다. 이게 그건가, "고도로 발달한 오컬트맨은 일반인과 구별할 수 없다" , 같은, 그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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