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글에 '처음 시작하는 마녀가 챙겨야 하는 것들' 에 관한 이야기를 쓰면서 정화의 중요성에 대하여 언급하였습니다. 정화, 참 많이 들어보신 단어일거라 생각합니다. 마법과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면 항상 빠질 수 없이 등장하는 단어지요. 그렇지만 이 정화라는 것이 너무 포괄적이고 두루뭉술하게 느껴져서 어떻게 접근해야 좋을 지 이해하기 힘드셨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정화는 정말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념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저도 이 정화에 대한 글을 어떻게 쓰고, 어떻게 접근해야 처음으로 이 개념을 접하게 된 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 긴 시간을 고심했습니다. 사실 아직도 이렇게 서론을 쓰면서도 고민이 참 많네요.
먼저 정화라는 개념을 한 문장으로 줄이자면, "원래의 형태로 돌려놓는 것"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원래의 상태로 복구 시키는 것을 정화라고 부릅니다. 가끔 정화가 치유와 같은 개념으로 쓰일 때가 많은데, 항상 정화가 치유를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놓는 과정에서, 응당 가져야 할 것들이 아니었던 게 떨어져 나가며 치유가 일어나는 것 처럼 보일 뿐이지요. 일어나야만 했던 일을 일어나게 하는 것, 원래 그리되어야 할 것을 그리 되게 만드는 것 또한 정화입니다. 병에 걸려야만 했던 인과였다면 그 병은 지속될 것이고, 망가지고 끊겨져야만 했던 관계였다면 아무리 정화를 했어도 끊어질 수 밖에 없고, 또 돌이킬 수도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굳이 정화를 해야 할까요? 이것을 한다고 해서 더 좋아지거나 개선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무엇때문에 그렇게 정화가 강조되는걸까요?
첫번째로는, 문제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알게되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문제의 원인이며, 그 근원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내가 당장 느끼고 있는 이 배고픔을 정화해서, 이것이 진짜 위장이 비어서 이런 것인지, 감정적인 허기때문인지, 그저 심심해서인지, 아니면 사실은 갈증 때문인지를 알게 하고 인지하게 합니다. 문제의 근원을 파악하게 되면 해결하는 것이 쉬워집니다. 뭔갈 먹던지, 위로나 흥미거리를 찾던지 아니면 물을 마시겠지요. 드러나는 감정, 사건, 문제는 하나의 현상일 뿐, 근원이 아닙니다. 수면 위로 드러나는 현상만 줄기차게 해결해 봐야 깊은 원인은 그대로 남은 채 같은 패턴으로 다른 문제들만 반복될 뿐입니다.
두번째로는, 가장 순한 길로 흘러가게 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듯 정화라는 것은 "원래 그리 되어야할 것을 그리되게 만드는 것"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내 인생, 나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이롭고 순한 것, 순리되로 되어야 하는 것으로 흘러가게 하는 것이 정화입니다. 이 과정이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나는 반드시 저 사람과 결혼을 해야하고, 반드시 이 물건을 가져야 하고, 반드시 그것을 성취해야하는데 그 어떤 것도 정화로 이룰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본디 그렇게 되어야 하는 것"으로 돌아가는 것일 뿐, 그 정화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라거나, 어떤 저주같은 것으로 작용해서가 아닌 점을 알아야 합니다. 순하다는 것은 내 성미와 입맛대로 일이 풀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인생과 내 운명에 가장 이로운 것을 찾아가는 것을 뜻합니다. 내 영혼의 여정과 계획을 따라가는 것을 의미하지요. 그 끝에 어떤 것이 기다리는지는 몰라도, 그 과정과 결과에서 느끼게 되는 평화와 평온함은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세번째로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게끔 합니다. 우리는 제각기 많은 색안경을 끼고 살아갑니다. 어렸을 적 부터 쌓아온 내면의 상처라던가, 교육과 양육 받아온 환경, 투사된 자신의 욕망 등등 눈앞을 가리고 세상을 각색합니다. 별 의미 없이 던진 말 한마디에 누군가가 심하게 상처받아 괴로워 하는 것을 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반대로 그렇게 상처받은 경험은요? 자신이 생각해도 정말 별 것 아니었는데 왜 그렇게까지 마음이 힘든지 이해가 안되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런 것들에 발끈한 적은요? 저 사람은, 혹은 저 물건은 정말 별로라고 머리로는 생각해도 마음이 미칠듯이 끌리는 경험은 없으신가요?
우리는 수 많은 필터를 끼고 사물과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내 마음에 씌워진 그 필터 대로 사물과 인간과 세상을 왜곡해서 받아들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영적인 것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그런 필터로 인해서 일어나는 많은 욕망·충동들을 영감, 혹은 신성의 메시지 착각하고 행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쉽고 간단한 행위였다면 그저 귀여운 해프닝으로 그치겠지만, 자칫 잘못하다가는 돌이키기 힘든 큰 일을 저지르는 발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정화는, "원래의 형태로 돌려놓는 힘"입니다.
에너지를 원래대로 돌려놓고, 우리가 세상과 타인에게 투사하고 있는 왜곡된 필터들을 깨끗하게 벗겨 원래대로 돌려놓고, 있어야 할 것을 있어야 할 자리로 돌려놓고, 일어나야 할 일을 일어나게끔 돌려놓습니다. 그렇게 말갛게 씻어놓은 다음에서야, 마법이든 치유든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간혹 가다 보면 정화라는 것을 "내 입맛대로 될 때 까지 돌리는 가챠머신" 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정화를 계속 하다보면 좋아질거야, 정화를 계속 하다보면 풍요로워 질거야, 정화를 계속 하다보면 내 소원이 이루어 질거야...
마음에 잔뜩 낀 때를 닦아내다보면, 고통 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것을 타파할 수 있는 다른 길이 보이기도 하고 새로운 가능성이 들어오기도 하며, 내가 갖고 있던 어떤 영적·정신적인 문제가 해결되기도 합니다. 희안하게도 주변의 사람들과의 문제가 해결되기도 하고, 주변사람들의 태도나, 그것을 넘어서 성품 자체가 변하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그것은 "원래 그러한 것"으로 돌아가서 그런 것이지, 나의 욕망이 이루어진 것과는 조금 다른 문제입니다. 정화만으로도 많은 문제가 해결되기도 하는 것은 원래 그것이 그리 되어야 해서 그런 것이지 나의 욕망대로, 입맛대로 된 것이 아닙니다.
이상하게 정화관련 이야기는 쓰기만 시작하면 문장 한마디 한마디가 잔소리 하는 것 처럼 느껴집니다. 이 또한 정화해야 할 저의 문제긴 합니다. 이번 회차에서는 조금 딥한 의미의 정화에 대해서 이야기 해버렸는데(하다보니 그리 됐습니다...), 이 정화와 관련된 이야기는 차차 풀어가면서 에너지 차원에서의 정화부터 기억의 정화까지 조금씩 조금씩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할 얘기가 너무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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