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시 Etsy 오컬트 샵 탐방기 17 - Alva Spe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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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vaspells - Etsy

 
저번에 가져왔던 알바 언니 리추얼샵의 다른 후기.
한 달을 내리 고민하다가 4월 초 쯤 Pact를 신청했다. Pact는 일종의 신과의 계약인데, 정기적인 기도/공양을 약속드리고 신의 가피를 청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그냥 제단을 차리고 기도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면 사실상 다를 게 그다지 없는듯. 다만 나와 그다지 뚜렷한 인연이 없는 신에게 직통 연결 핫라인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엄청난 이점이 존재한다. 만약 해당 계약을 파기하고 싶다면 그냥 그렇게 결정하고 정기적인 기도와 공양을 멈추면 신께서도 쿨하게 오케이 하신다고 해서, 큰 부담이 없이 도전해볼만 했다.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죽음의 여신의 원형과의 깊은 인연으로, 이번에도 저승의 여신 헬의 팩트를 신청했다. 다른 여신과 남신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데 딱히 점사 결과가 깔끔한 맛이 없어서 그냥 무한한 긍정의 결과값이 나오는 헬로 청함. 현재 여신님이랑 관계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다른 문화권의 다른 여신과의 연결을 또 신청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좀 들긴 했지만 충분히 감당 가능한 범위라 생각되서 그냥 감행했다. 한 3일, 4일쯤 지나서 리추얼 사진과 아주 긴 메뉴얼을 받아볼 수 있었다. 
 
메뉴얼에는 기도하는 방법, 해당 신격이 도와줄 수 있는 것들 등등이 나열되어 있다. 헬의 경우는 아래와 같음. 

그림자 받아들이기: 헬은 죽음의 영역과 존재의 그림자 측면과 관련이 있습니다. 헬과의 계약을 통해, 당신은 자신의 심리의 그림자 측면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수용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개인적 성장, 치유, 그리고 더 큰 자기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치유와 변형: 헬은 치유와 변형을 촉진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헬과 계약을 맺음으로써, 당신은 과거의 경험들이 당신을 가로막고 있는 감정적 상처와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 그녀의 도움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개인적 변화의 과정을 통해 당신을 안내할 수 있으며, 당신이 오래된 패턴을 벗어나 새로운 시작을 받아들이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내면의 힘과 회복력: 헬은 역경에 맞서는 힘과 회복력을 상징합니다. 헬과의 계약을 통해, 당신은 그녀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그녀의 힘을 빌려 삶의 도전적인 상황을 탐색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어려운 시기에 지원과 지침을 제공할 수 있으며, 당신이 삶의 시련을 직면하는 용기와 내면의 회복력을 찾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조상의 지혜와 연결: 헬은 조상의 지혜와 죽은 자들의 영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헬과 계약을 맺음으로써, 당신은 조상의 계보와 더 깊은 연결을 개발하고 당신 앞에 온 이들의 지혜와 지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통찰력, 명확성, 그리고 소속감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삶의 순환 받아들이기: 헬은 삶, 죽음, 그리고 재생의 순환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헬과의 계약을 통해, 당신은 삶의 자연스러운 소멸과 흐름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울 수 있으며, 새로운 시작을 위해 종말이 필요하다는 이해에서 위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관점은 당신이 삶의 전환을 우아함과 수용으로 탐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영적 탐색에서의 지침: 헬은 당신의 영적 탐색에서 안내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당신이 물리적인 영역을 넘어 연결하고 존재의 영적 측면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헬과의 계약을 통해, 당신은 영적 길에서 지침, 통찰력, 그리고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증가된 직관력과 심령 능력: 헬은 당신이 자신의 직관적이고 심령적인 선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 더 큰 통찰력과 지혜를 얻을 수 있게 합니다.

증가된 개인적 힘과 영향력: 헬과의 계약을 통해, 당신은 개인적 힘과 영향력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 또한 다른 사람들에 대한 영향력도, 이것은 당신이 목표와 야망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헬은 부, 성공, 사랑 또는 개인적 성장을 나타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특히 고난이나 불확실성의 시기에 지침과 지혜를 제공할 때 그녀의 진가를 발휘합니다. 그녀는 슬퍼하거나 상실을 다루고 있는 이들에게 위안과 위로를 제공할 것입니다.

 
 
 
계약이라 함은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이 있는 법. 뭔가 여신께서 대단한 공양을 원하시는 것 아닐까 조금 두려워 했지만 생각보다 심플했다. 정기적인 명상, 기도, 그리고 초를 봉헌하기. 어려운 일은 하나도 없었고, 일주일에 1 ~ 2회 정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여튼 그렇게 생긴 헬 여신과의 인연을 활용하는 법은, 내가 필요한 때에 소원사와 함께 에너지 연결을 청하는 것이다. 기존의 다른 이니시에이션이나 임파워먼트류의 에너지에 비해서 강도가 특별히 엄청 세다거나 하는 것은 솔직히 모르겠지만, 순도가 아주 높다는 느낌.  기도는 계속 올리고 정기적 공양은 했지만 제대로 된 제단이라던가 상응물 등은 꽤 오랜기간 없었는데, 이사를 마친 5월 초에야 아주 작은 트레이 사이즈에 기도용 제단을 만들어 배치할 수 있었다. 
 
 그래서 소원사가 이루어졌냐 하면.
애초에 소원사가 그렇게 대단한 것이 없었다. 내가 살아가는 일상이 내가 원하는 형태로 흘러가는 것이 나의 소원사다. 사실 어떻게 보면 엄청나게 대단한 것이긴 한데. 어쨌든 그것이 이루어져 가고 있는데 그게 참 죽음의 여신 맛이다. 끊임없이 인생의 유한함을 상기시키며 그대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나에게 던지는데, 그것에 대한 답을 매일매일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놀랍게도 그 답은 결코 하나로 끝나지 않고, 매 순간 바뀌는데 그것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며 더듬어가며 참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신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것은 단발성이 아닌 따뜻하고 묵직한 충족감을 잔잔하고 오래끌어가는 일이다. 어찌보면 자본주의 세상에서 내돈내산한 인연이긴 하지만 이렇게라도 연결된 인연 역시 인연이기에 감사하며 끝까지 함께 이어가야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