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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7일

DIARY

by 나이트플로우 2024. 4. 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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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고 있는 작업을 한마디로 축약하면 [영감과 충동 구분하기].

10여년 전 처음 영적인 것들을 접하기 시작했을 때도 이게 가장 큰 숙제였는데, 한동안 잊고 살다가 최근들어 숙제로 다시 부여받았다.

 

 저게 뭐냐면, 내가 지금 끌리고 있는 뭔가가 정말로 나의 상위 자아가, 스피릿 가이드들이, 신이 주는 메시지인지 아니면 단순한 나의 욕망, 기억, 결핍에 의한 충동인지를 구분하는 작업이다. 아직도 그걸 구분못하냐고 묻는다면 솔직하게 말해서 할 수는 있다. 다만 그 모든 끌림의 95%가 그냥 충동이란 사실을 부정하고 싶을 뿐이다.

 

 어떻게 구분하는 지 팁을 여기나마 써보고 싶은데 안쓰는 게 아마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왜냐면 이때까지 여기에 대해 남들이 나에게 선의와 사랑으로 해준 모든 조언들이 무용지물이었기 때문이다. 내 조언 또한 읽는 이들에게 쓸 데 없는 것이 될 게 뻔하고, 그냥 무효타면 차라리 다행인데 오히려 더 헷갈리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그냥 생략하기로.

 

 요즘 몇몇 작업을 계기로 지난 2년여간 멈춰있던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정화와 수행을 거듭할 수록 머리는 더 차가워지고 가슴은 더 따뜻해진다. 근데 그러면 선택과 집중이 더욱 산뜻해져야 하는데 딱히 그렇지도 않다. 진짜 나에게 필요한 것과 내가 갖고 싶은 것의 갭이 예전보다는 훨씬 좁아지긴 했는데 그 간극이 아직도 남아있긴 하다. 흠.

 

 최근들어 뭔가 점점 더 내려놓게 된다. 포기하는 것, 그냥 흘려보내는 것과는 좀 많이 다르다. 예전에는 '내려놓음' 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그 뜻이 아닌 걸 앎에도, 뭔가 될대로 되라지 하고 손 놓고 있는 것이랑 무엇이 다른가 늘 의문이 있었는데 이제는 좀 명확하게 알 것 같다. 근데 이걸 어떻게 말로 옮겨도 다 말이 이상하다. 스스로와 투쟁하지 아니하며, 흘러가는 삶에 늘 감사해하고, 욕망과 충동을 직시하고, 그렇지만 하는 일에 최선은 다하고... 감각적으로, 느낌적 느낌으로는 알겠는데 말로 옮기려니 너무 형이상학적인 어떤 감각이 있다.

 

 굳이 이걸 표현하자면, 내가 뭔가를 미워하고 비난하려면 그 뭔가를 일단 움켜쥐고 살펴봐야하는데 그 움켜쥠이 없는 삶의 흐름이라고 하는 게 가깝겠다. 내가 나의 어떤 부분을 비판하고 증오하며 단죄하기 위해서는 그걸 끄집어 내 세간의 잣대라는 측정용 자를 가지고 스스로를 재는 작업부터 해야하는데, 끄집어내놓긴 해도 그냥 소금빵 구워서 얼그레이랑 따끈하게 먹이고 엉덩이 토닥여서 제자리 보내주는 삶에 가깝다고 봐야겠다. 

 

 (늘 하는 말이지만) 나도 인간이니까 일순 마음에 미움이 일어나고 짜증과 분노가 이는 것이 하루에도 한 두번 존재는 하지만, 그 조차 순간으로 지나간다. 뭐 몸이 편하니까 이런 한가한 소리나 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만.

 

아무튼 그렇다. 해야될 일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는데 이러고 있네.

그렇지만 블로그에 글 쓰는 것도 해야할 일 리스트였으니 딱히 농땡이 친건 아닌걸로 하기로 하자.

그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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