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시(Etsy, 이하 엣시라 칭함)에는 오컬트 및 위치크래프트 상점이 많다. 정말 많다. 아니 많아도 이렇게 많을 수가 없다. 그리고 구매자들도 많다. 그렇게 많은 샵들 중 어느정도 실력이 검증되고 역사 또한 조금이나마 생긴 샵들은 10,000 Sales를 예사로 넘는다.
지난 11월에 magick space와 indio product에서 만든 산타무에르테 오일을 제단 봉헌용으로 쓰기 위해 종류별로 열 병 정도 구입했다. 배송비 포함해서 한화로 15만원 가량 썼다. 주문은 아마존에서 직구로(아니 아마존에도 마법오일을 판다) 했고, 배송은 왠지 분리배송 되어 첫 묶음은 5일만에, 다른 묶음은 삼주는 족히 지나서 도착했다.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이어서 그랬던 것 같은데 어쨌든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량의 오일을 손에 넣어서 아주 기뻤다. 병당 가격이 한화로 11,000원 정도였고, 양은 15ml되니까 배송이 좀 늦는다고 해도 얼마든지 용서할 수 있었다. 예전에 알고지냈던 분이 해외직배송하면 오일이 깨져서 올 때가 많다고 불평하셨는데 한 병이 뚜껑 덜닫김으로 약간 샌 것 빼고는 아무런 문제가 없이 도착했다.
아무튼 그 직구의 경험이 나름 용기가 되어서 이번엔 엣시로 진출했다. 다행스럽게도 영어를 읽고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서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하는 내내 “와 세상 좋아졌다” 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간단했다. 동료 마녀들 중 영어울렁증이 완치가 덜 된 친구들을 위해 엣시 오컬트샵 이용 가이드도 제작했는데 이건 조만간 블로그에 풀어서 업로드할 예정이다.
한 네댓가지 샵에서 이것저것 구매해봤다. 책도 여럿 쓰고 포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유명 오컬티스트의 샵에서 이니시에이션도 다양하게 받아봤고, 전문 힐러에게 여러 차원의 레이어에 대한 정화 세션도 받아봤다. 오컬트 불모지인 한국에서 벗어나 엣시로 진입하니 정말 신세계였다. 일단 가장 환상적이었던 것은 가격이었다. 나름 레이키나 그 비슷한 에너지 시스템 어튠먼트를 꽤 받아본 경험이 있는데 ‘이 가격에 이런 걸 어튠해준다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았다. 사이킥 리딩이나 타로 리딩도 굉장히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처음으로 뷔페 온 어린애처럼 신나서 이것저것 체험해봤는데, 그 중 좋았던 샵 몇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일단 내가 샵을 선택하는 기준은,
1. 판매량이 많은가
2. 리뷰 수가 많고 그 질이 좋은가
3. 나의 직관 (가끔 못미더워서 타로도 봄)
이다. 특히 세션이나 어튠먼트 상품같은 경우에는 샵의 주인에 대해서 여러가지로 조사를 많이했다. 영적 사기는 당하면 어디 고소할 방법도 없으니 나름 주의를 많이 기울였고 조금만 쎄하다 싶으면 빛의 속도로 회피했다.
첫번째 샵은 Lady HeartedApo. 링크는 바로 아래 붙여뒀다.
https://www.etsy.com/shop/LadyHeartedApo
거래 횟수는 1만 천여건, 사실 마법 오일 만드는 회사는 엄청 많았고, 여기보다 더 많은 판매량과 더 많은 리뷰를 가진 샵들도 많았다. 그렇지만 여길 선택한 건 알 수 없는 끌림이 느껴지는 good vibe 때문이었다.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 빨인가 생각도 좀 해봤는데 약간 너저분과 빈티지의 어느 중간즈음, 그리고 묘하게 너저분에 가까울 수록 “용하게“ 느껴지는 오컬트 샵들 특성상 그건 아닌 것 같았고, 그냥 알 수 없는 저 산뜻함이 좋았다. 그리고 상품 설명란도 굉장히 심플하게 용도를 설명해뒀고, 언제 어떻게 쓰면 좋다는 설명을 달아뒀을 뿐 효능에 대한 현란하고 거창한 미사여구나 허황된 약속이 없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가격도 생각보다 많이 저렴했다. 1oz(약 30ml)가 18달러, 2oz(약 60ml)가 30달러, 4oz(약 120ml)는 50달러로 한화로 환산하면 2024.01.03 기준 각각 약 30ml - 2만 3천 6백원 / 60ml - 3만 9천 3백원 / 120ml - 6만 5천 5백원 정도의 금액이다. 당연히 용량이 클 수록 압도적으로 이득을 보는 거라서, 무조건 4oz로 했다. 사실 테스트 용도라면 적은 용량을 종류별로 다양하게 구매해서 체험해보는 게 맞지만, 상여자는 그런 걸 신경쓰지 않는다. 그냥 최대용량 ㄱㄱ다.
내가 골라 선택한 건 두 병, 사실 끌리는 게 몇 가지 더 있었는데 타로카드 결과가 신통치 않아서 포기했고, 다른 샵에서 봤던 것들 중 마음에 드는 걸로 주문했다. 이건 주문 후 제작에 들어가서 배송출발이 늦었던 관계로 아직 도착하지 않아 다음에 또 올리겠음.
직역하자면 여신 의식 오일인데, 의식용 오일이라는 단어에 리추얼용인가, 하고 주춤할 필요는 없고 그냥 마법오일의 다른 이름 정도로만 생각하면 될 듯 하다.
설명엔 자신이 되고싶은 여성상에 대한 강한 심상화를 하며 사용 하라고 되어있다. 부유하든, 아름답든, 강력하거나 매력적이든 무엇이든 좋으니 자신이 원하는 여성이 되겠단 의도를 세우고 오일을 바르거나 캔들에 태우라고 한다. 원래는 다른 거 사고싶었는데 (빠른 변화 오일… 무려 진짜 뱀 허물이 들어가있어서 너무 갖고싶었는데 타로가 뜯어말려서 못샀다. 조만간 외주비용 들어오면 꼭 살것.) 타로 점 결과가 압도적으로 좋아서 이걸로 골랐다.
원래 정화용도의 아이템은 국내샵에서 오일이나 향수 형태로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다양하게 사서 썼는데 120ml에 6만원대면 배송료 붙여도 압도적으로 저렴했기 때문에 사봤다. 정화 끝판왕이라는 듯한 저 네이밍도 끌렸지만 뭣보다 명시해둔 재료들이 신뢰가 갔다. 저 정도 조합이면 누가 블랜딩해도 정화효과는 확실하겠다 싶어서 냉큼 구매했다.
단순히 스스로나 공간의 부정적인 에너지 제거용 뿐만 아니라 리추얼이나 명상 전 정화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
주문 일자는 2023년 12월 13일, 도착일자는 2024년 1월 3일이다. 약 22일 정도 걸렸다. 제품 발송은 12월 18일에 시작 되었으니 배송에만 16일 정도 걸린 것이다. 크리스마스에서 연말, 연초로 이어지는 긴 휴일을 감안하면 나름 빠른 배송이다. 여러 옵션들 중 기본 배송 옵션을 선택했고, 배송료는 27달러 정도였다. 택배에 국내택배추적을 위한 전화번호 꼭 써달라고 부탁했고 샵주분은 택배상자에 대문짝만하게 써 주셨지만 배송 과정 중 아무도 나에게 연락해주지 않았다… 흑흑.
도착한 패키지는 "와!"소리나게 예뻤다. 2024년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도 안했는데 포토샵만 켰다 하면 맥북이 죽니사니 해서 사진 보정을 제대로 못해서 아쉽다. 아무튼 금박으로 된 주머니에 싸져서 왔는데 분명 내돈내산인데 선물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쓰는 글들을 어느정도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난 저런 감성이 별로 없는 사람이다. 예쁜 것을 만드는 게 직업인 사람이고 감정과 에너지를 다루는 취미를 갖고 있으면서도 상당히 무미건조한 타입인데 (심지어 대문자 T다!), 진짜 패키지 디자인 아이디어에 진심으로 감동했다.
이게 얼티메이트 클렌징 오일이다. 향은 파인애플 비슷한 향조에 스파이시한 허브향이 섞여있다. 우드의 느낌에 풀비린내가 아닌 풀향이 은은하게 깔려 깔끔하고 산뜻하다. 향은 대만족. 일전에 아마존에서 산 오일들도 그렇고, 다들 진짜 조향에 진심인 것 같다. 향수 대용으로 써도 괜찮을 정도의 향이다. 효과도 대만족. 스케줄 지독하게 바빴고 만나는 사람들도 많았고 사람 많은 장소를 여러번 옮겨 다녔어야 했어서 뭔가 덕지덕지 붙이고 너덜해진 채 돌아오자마자 사용했는데 지저분한 것들이 깔끔하게 씻겨나가는게 너무 상쾌했다. 샤워 안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 솔직히 지금 만드는 오일 숙성기간 끝나고 나면 정화용 오일 만들려고 했는데, 그냥 여기거 몇 개월에 한 병씩 사서 쓰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두번째, 여신 오일!!!! 이거 진짜진짜진-짜 예쁘다. 정말 예쁘다. 골드플레이크를 아낌없이 담아서 정말 반짝반짝하고, 장미꽃과 황금이 뒤섞여 정말 고급스러워 보인다. 야간에 찍은 사진이라 그 반짝임이 담기지 않는 게 원통해서 영상으로 담아옴. 방 밖에서 누가 청소기 돌리고 있어서 소리가 섞였을 수도 있으니 소리 끄고 플레이 하시길 바란다.
진짜진짜 너무예쁘다. 반짝반짝, 쳐다만 봐도 배가 부르다. 일단 향조는 자스민이 좀 강하다. 은은하게 차가운 장미향이 깔리는데 어디서 맡아봄직한 향이다. 거부감 없고, 모두가 좋아할 만한 예쁜 향이다. 그리고 약간 시트린 계열. 스윗오렌지 마냥 달콤한 향은 아니고, 만다린이나 버가못 아닐까 싶다.
효과는 아직 잘 모르겠다. 스스로의 변화를 위한 오일이다 보니 유의미한 결과값 도출을 위해서는 한동안 꾸준히 써봐야될 듯 하다. 그렇지만 거부감이나 이질감없이 은은하게 스며드는 고급스러운 에너지가 정말 마음에 든다. 마치 장미꽃 가득 푼 도자기욕조에서 와인 한 잔과 함께 호사스런 목욕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굉장히 마음에 든다.
성공적인 쇼핑을 해서 너무 기쁘다. 사실 패키지 뜯는 그 순간부터 실시간으로 글을 작성 중이다. 그냥 뜯자마자 기분이 너무 날아갈 듯 좋아졌다. 이런 아이템들 나름 엄청나게 사 봤고, 택배에 기쁨을 느끼기엔 마음이 이미 닳아버린 어른이가 되었는데도 하루의 피로가 한 순간에 씻겨 나갈 정도로 (심지어 앞전에 외주작업 하던거 포토샵 꺼져서 두번이나 날려먹었는데도!) 즐거워졌다. 아 신나라. 다른 샵에서 구매한 오일세트도 이제 슬슬 도착할 때가 됐는데, 여기 오일들은 또 다른 의미로 good vibe 이기 때문에 리뷰 쓸 일이 기대된다.
그럼 다음 포스팅은 이제 마법오일 사용법이 되겠군. 오일 제작을 위해 자료를 긁어모으다가 효능별, 종류별 사용법에 대해 정리해 둔 칼럼을 갈무리해뒀는데 이 또한 흥미로운 정보가 될 듯 하니 번역해서 올려보도록 하겠다.
엣시 Etsy 오컬트 샵 탐방기 6 - The Ancient Covenant (0) | 2024.02.21 |
---|---|
엣시 Etsy 오컬트 샵 탐방기 5 - Trinity Of Society (0) | 2024.02.21 |
엣시 Etsy 오컬트 샵 탐방기 4 - The Pagan Priestess (1) | 2024.02.17 |
엣시 Etsy 오컬트 샵 탐방기 3 - Thug Mermaid (0) | 2024.02.11 |
엣시 Etsy 오컬트 샵 탐방기 2 - NymphNeverland (1) | 2024.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