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뭐라고 불러야 할까. 포터블 제단? 여행용 제단? 고민하다가 대충 휴대용 제단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아무튼 귀여운 미니 제단을 만들기로 했다. 왜냐면 내가 집에 들어가지를 못해서... 너무 슬픈 이유인데?
엣시에서는 travel altar라는 이름으로 구매할 수 있다. 쭉 둘러 봤는데 엄청 fancy 하고 귀여운 것 부터 시작해서 빈티지와 앤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컨셉으로 판매함. 디어티별 제단을 판매하는 사람도 있다. 일단 내 맘에 드는 건 여기 샵이다.
https://www.etsy.com/shop/LadyTriakis
진짜 깔끔하고 귀엽게 다양한 걸 만들어 판다.
심지어 가격도 싸다!!!
배송비 다 해도 오륙만원이면 받아볼 수 있다. 저 빗자루 야무지게 만들어둔 게 너무 귀엽고 앙증맞다. 그런데 왜 난 구매 안하고 굳이 또 이걸 만들려고 하느냐... 이유는 한 가지. 내가 원하는 구성을 다 갖춘 상품을 찾을 수가 없고, 내 잠재의식의 마녀는 저런 깔끔하게 예쁜거에 반응하지 않아서. 내 잠재의식은 빈티지와 사이버펑크의 어드메 절반쯤 거친 너저분하고 힙한 디자인을 좋아한다. 에스닉? 안됨. 사이버펑크? 안됨. 퓨처리스틱 레트로? 한 30% 됨. 아무튼 집안 대대로 내려온 불치병인 홍대병이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낫지 않기 때문에, 뭔가 내가 봤을때 아!!! 완전 맘에 들어!!! 하는 것은 언제나 찾는 것 보다 직접 만드는 게 빠르다.
그럼 이제 구성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차례다. 일단 용도 먼저 정하기.
나는 딱히 집 밖에서 리추얼을 하거나 하지 않고, 하고싶지도 않기 때문에 (왜 하기 싫냐면... 그냥 싫음. 뉴질랜드에서는 너른 잔디밭만 보면 하고 싶고 할 수 있을 거 같았는데 한국에선 아직 그런 델 못찾겠음.) 딱히 리추얼을 위한 4원소 대응체 등등을 챙길 필요는 없다. 기도와 수행을 위한 이동식 간이 사원을 만들 생각이다. 작년 3/4분기는 정말 장돌뱅이마냥 온갖 대학에서 강의 하느라 전국을 다 돌아다녔는데 그 때 마다 파우치에 티라이트 초랑 여신상 대응 원석이랑 여신님 이미지와 제단 오일을 갖고 다녔다. 그게 참 좋더라고. 그래서 밖이나 숙소에서 간단하게 수행과 기도를 할 수 있는 제단을 만들려고.
참고를 위해 레딧에서 해외 자료 보다 보니 사람들 다 자기 맘 대로 만들어서 들고다닌다. 해외 커뮤니티 보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굳이 반드시 "이러해야 한다" 하는 것도 하나도 없고, 이래선 안된다 저래선 안된다 하는 것도 없다. 기본 구색만 맞춰도 오케이, 가 아니라 그냥 작동하면 오케이인 점이 가장 마음에 들고, 작동 하게 만들기 위해 자신의 마음이 만족할 만큼 다들 최선을 다 하는 것이 다들 멋져 보인다. 뭐 정석대로 하려면 지켜야 할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지만, 어차피 하이매직도 아니고, 신과 자신의 마음을 배신하지 않는 선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된다는 룰이 너무 좋다.
자 그러면, 일단 필요한 것 목록.
1. 신들의 그림. 나는 힌두계열이니까 탱화면 좋겠긴 한데 일단 내게 작동하는 것은 예쁘고 힙한 것이기 때문에 ai와 협의하에 적당히 잘 뽑았다. 그 휴대폰 사진 인화기로 뽑을까 하다가 그냥 인쇄 맡기기로 결심.
2. 신상이나 신상 대응체. 이건 일단 축성 원석등으로 가능함. 근데 이건 1번으로 대체 가능한 부분이라서 그리 필수는 아닌듯 하다.
3. 의식용 오일.
4. 티라이트 사이즈 초 2개.
5. 작은 허브병 두어개.
6. 불을 붙일 수 있는 장비. 성냥이 좋긴 한데 공간차지가 너무 크긴 하다. 이건 따로 탑재하던가 해야겠음.
그 다음으로 내가 추가하고 싶은 것 목록.
1. 빗자루. 원랜 관심도 없었을 텐데 다른 미니제단세트에 들어있는 걸 봐버려서 갖고싶어졌다.
2. 정화오일. 항상 들고는 다니는데, 제단 상자안에 포함시킬 수 있는 작은 사이즈로 넣고싶다.
3. 소금. 내가 좋아하는 히말라야 암염. 암염좋아!!!
4. 예쁜 조개껍질. 아니면 마음에 드는 형태의 작은 봉헌용 접시.
흠 일단 목록은 이만큼 뽑았다. 일단 상자의 형태는 나는 틴케이스가 마음에 드는데, 이 모든게 틴케이스 안에 들어갈 지 잘 모르겠다. 큰 걸로 하면 되긴 한데 큰 상자들은 대체로 뚜껑에 경첩이 없더라고... 경첩이 달린 틴케이스들은 거의 다 약상자 사이즈거나 필통 사이즈거나 둘 중 하나였다.
case A. 아주 작은 약통사이즈의 틴케이스를 미니제단으로 만든다.
이 경우 오일과 허브, 소금병을 1~2ml 사이즈로 구비하고 그 외 봉헌용 접시와 티라이트 1개만 넣으면 끝날 듯 하다. 그렇지만 컴팩트하고 나름 낭만이 있음. 빗자루와 초 한개 포기하면 어떻게 될 것 같다.
case B. 원하는 것을 다 넣을 수 있는 사이즈의 상자를 구한다.
기왕 그럴거면 수행용 염주와 축성원석들까지 다 담을 수 있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 경우 최소 A5 사이즈의 상자를 구해야되는데, 이 때는 틴케이스를 쓰지 못함. 이유는 틴케이스의 내구성 때문인데, 아무래도 빈 공간이 많아지는 만큼 우그러지기가 쉬워지기 때문에 나무 재질로 알아봐야한다. 나무의 경우는 무게가 중요해서 비교적 가벼운걸로 하고... 딱 지금 집에 경첩달린 + 가벼운 + 나무상자가 있긴 한데 그 친구는 이미 너무 오랫동안 다른 역할을 하고 있어서 내 잠재의식의 재단상자로 인식하지 못함.
휴 이렇게 쓰다 보니 오히려 머릿속이 정리가 된다.
그럼 일단 상자를 구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재질은 작은 것으로 갈 거면 틴케이스, 큰 걸로 갈 거면 가벼운 목재로. 최대 무게는 총 500g이 넘지 않게 하는 게 목표다. 자 이제 시작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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