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오컬트 소비에 대하여

DIARY

by 나이트플로우 2024. 7. 22. 10:29

본문

 
아침부터 공감가는 글을 보았다.
 

좀처럼 간단히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일수록 간절히 원하는 법이다.
그러나 일단 자신의 것이 되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면 쓸 데 없는 것인 양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것이 사물이든 인간이든 마찬가지다.
이미 손에 넣어 익숙해졌기에 싫증이 난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 자신에게 싫증이 나 있는 것이다.
손에 넣는 것이 자기 안에서 변하지 않기에 질린다.
즉, 대상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변하지 않기에 질린다.
결국 계속 성장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쉽게 싫증을 느낀다.
오히려 인간으로서 끊임없이 성장하는 사람은 계속적으로 변화하기에,
똑같은 사물을 가지고 있어도 조금도 싫증을 느끼지 않는다.
-니체

 
여러가지에다 대입할 수 있겠지만, 내가 주로 과소비(여기서의 과소비의 기준은 금액의 절대값보다는 소비 대비 쇼핑성공률을 의미한다)하는 종목인 오컬트 쇼핑에다가 갖다 입혀보면 참 의미가 깊어진다. 내가 오컬트 쇼핑을 했는데도, 그것을 통해 내 안에서 어떤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니 나는 곧 싫증을 느끼고 다른 것을 찾아 헤메게 되는 것이다. 
 
해외 쇼핑및 오컬트 채널 탐방 돌아다니기 이전, 그러니까 작년까지만 해도 정말 밑빠진 독에 물 붓는 듯 오컬트 쇼핑을 많이 했다. 마법오일이든 에너지시스템이든 정말 많이 샀는데, 뭔가 유의미한 변화가 있는 듯 없는 듯 없었다. 이게 사람이 응당, 비판적 사고와 논리적 사유를 하는 힘, 그리고 적정레벨 이상의 지능이 있다면 그만 사야 할텐데, 이게 변화가 있는 듯 없으니까 더 집착적으로 사 모으게 되었다. 그리고 이상할 정도로, "없으면 안된다" 라는 사고를 너무 많이 하게 됐다.
 
거기에 이상함을 느끼고 작년 9월 경부터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다.
그것들이 없던 시절에도 분명 삶에 큰 지장이 없었고, 심지어 사놓고 안쓰는 것들도 많아졌었는데, 있는 것도 활용 제대로 못하면서 무조건적으로 수집하고 있는 호더식 쇼핑이 어느 순간부터 너무 기이하게 느껴져서 점점 그 규모를 줄이다가 연말경에는 아예 연을 끊어버렸다. 여러가지 사연이 있긴 했지만, 애초에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던 계기에는 모든 상황에 자사제품만을 사용하고 자사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만 잘 작동한다 주장(ㅋㅋㅋ)하는 그 이상한 생태계도 크게 작용했다. 
 
해외로 쇼핑의 초점을 돌리고 나서, 돈 많이 쓰긴 했다(ㅋㅋㅋㅋ). 사실 내가 일일이 리뷰를 올리지 않아서 그렇지, 구매해보고 찍먹해본 샵이 두자리수가 넘어간다. 주로 에너지 시스템을 구매하거나 세션을 받거나 리추얼을 맡겼는데, 좋았던 것도 있고 뭔가가 뭔간데 뭔지 모르겠었던 것도 있었다. 초창기에 한창 신기하고 재밌어서 이것저것 돈 정말 많이 써 봤는데, 그러다보니 묘하게, 그리고 갑작스럽게 충족되어버리더라. 책도 읽고 자료도 많이 보고 하다보니, 깨닫는 것도 많고, 에너지적으로 굉장히 충족되어서 갑자기 뭔가 내 안의 결핍이 싹 사라져버림. 그래도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해서 한달에 수입의 10%, 그러니까 칠팔십만 정도는 꾸준히 영성 쇼핑에 쓰고 있는 편인데 요새는 그것마저도 사둔 것들로 이것저것 책에서 본 작업들을 시도해보느라 안쓰고, 아니 못 쓰고 있는 편.
 
아무튼, 내가 말하고 싶은 핵심은 이러하다. 뭔가를 사도사도 갈증과 결핍을 느낀다면, 지금 제대로 된 소비를 하고 있는지 반드시 점검해보아야 한다는 것.
 
요새 블로그 일 방문자 수가 평균 120, 최대 320을 넘어갈 때가 많다.
내가 처음 여기에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예상했던 것 보다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의 수가 많아 지고 있는 것 같다. 다들 무엇인가 알 수 없는 갈증을 느껴서 이리저리 찾아헤매다 여기까지 오셨으리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내게 맞는 게 누군가에겐 맞지 않을 수 있고, 나의 니즈와 독자들의 니즈는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지간해서는, 특히 영성과 오컬트에 관련된 것은 타인에게 추천하는 것을 굉장히 조심스러워 하지만 뭔가 오컬트에 관심있으신 분들에게 쇼핑의 장을 확대해드리고 싶어서 내 나름대로 얻은 경험담들을 쓰게 되었다. 모두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가끔 내가 내 글을 읽는 이의 결핍을 자극해 괜한 소비심리를 부추기고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그냥 이런 얘기를 좀 하고 싶다. 반드시 직접 해 보실 것. (이미 잘 하고 계시다면 죄송합니다...)
리추얼을 하든 크래프트를 하든, 시길을 만들든 기도나 수행을 하든, 사실 돈을 백달러 이백달러 다른 곳에 쓰는 것 보다 내 자신이 직접 실행할 때 얻는 것이 더 많다. 그리고 늘 기록하고, 그 기록을 답습하고, 성찰하면서 자신의 내면의 유의미한 변화를 찾아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을 강력하게 권장하고 싶다. 나도 한 쇼핑 해 본 사람으로서 하는 이야기인데, 오컬트를  내 성장의 도구로서 써야하는데, 소비가 주는 도파민에 빠지다 보면 어느새 주객이 전도가 되어 오컬트 쇼핑 그 자체가 삶의 즐거움이자 기쁨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게 다른 화장품이나 옷 같은 쇼핑이라면 물건이 쌓이는 게 눈에라도 보여서 현타가 와서라도 멈추게 되는데, 이건 당장 육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그리고 그것들이 쌓여서 뭔가 나를 더 높은 곳으로 데려다줄 거라는 생각에 더 맹목적으로 돈을 쓰게 된다. 이게 묘하게, 향상심과 성취욕이 있는 사람들한테 더 큰 자극을 주게 된다. 돈을 쓰는 것만으로도 삶이 개선된다고? 더 레벨이 올라간다고? 하는 근거없는 생각이 들면서 더더더 매달리게 되어버린다.(내 얘기다)
 
그렇지만 직접하는 수행과 기도, 영적 작업이 타인에게 맡기는 것 보다 더 유의미한 결과를 불러올 때가 많다. 진짜진짜다 이건. 요새 들어 더더욱 깊게 느끼고 있다. 세상에 방편은 많고, 자료는 널렸으니 끝없이 실험과 실행을 하며 나 스스로를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좋아하는 오컬티스트가 쓴 칼럼의 끄트머리를 따 와서 글을 마무리할 셈이다. 요새 맨날 생각하는 주제였는데, 마침 업로드 하셔서 읽고 깊이 공감했다. 내 영적인 길은 누군가에게 의존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스스로를 믿고 스스로 책임지고, 스스로 행해야 하는 것이다. 내 문제는 내가 가장 잘 알고, 내가 가장 관심이 많으며, 내 영적인 길과 정체는 내 자신이 제일 잘 알 수 밖에 없다. 
 

제가 여러분의 문제에 관심이 없거나 무시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제 마음속에는 오직 여러분만이 자신의 삶을 해결할 수 있다고 진정으로 믿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그것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지만, 제가 대신해 줄 수는 없습니다. 외부인으로서 효과적인 계획을 세우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이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지만, 지금 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저에게 의존하는 추종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제가 죽으면(희망적으로 먼 미래에), "우리의 사랑하는 선생님이 사라지셨는데 이제 무엇을 할까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랍니다. 대신, "그는 떠났지만, 우리가 받은 모든 것에 감사하며 이제 다시 일에 몰두하자."라고 말하는 것을 더 선호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저는 여러분에게 힘을 주고 싶지, 저에게 의존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자신을 의심할 수도 있지만, 자신을 믿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할 수 있습니다. 저나 다른 누구도 대신할 필요가 없습니다. 누구나 믿고, 스스로 책임을 지고, 약간의 노력을 기울이면 효과적인 마법사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을 믿으세요. 여러분은 강력합니다. 창조의 신성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의 태어날 권리입니다. 그것을 주장하고, 소유하고, 사용하세요. 삶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세요.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