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시 Etsy 오컬트 샵 탐방기 10 - The Ancient Covenant of Magick 3

 

아니 내가 이틀 연속으로 같은 샵 후기는 안 올리려고 했는데.

그냥 너무 좋아서. 

이게 웃긴 게, 머리로는 다음 번엔 뭘 데려 와야지! 하고 생각했다가도 결국 끌려서 사게 되는 것은 또 다르다. 어쩌다보니 드래곤을 질렀다. 

 

나름 드래곤이랍시고 서비터 둘이 있긴 한데, 얘들은 뭘 하는 지 모르겠고. 그냥 스킨만 드래곤 아닐까 의심 중이었던 차였는데 갑자기 꽂혀서 이 샵에서 드래곤을 질러버렸다. 한국인도 인간이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인도 인간인데 둘이 갖다 놓고 대화하세요 하는 시츄에이션이 될 거 같긴 했지만 그래도 뭔가 소통이 되지 않을까 생각도 좀 들었고, 그냥 이상하게 머릿속을 떠나지가 않고 온 마음이 거기 꽂혀있어서 그냥 결제했다. 그리고 한 삼일인가 사일쯤 지나서, 어제 저녁.

 

한 오후 네시, 다섯시 경부터 머리가 어지럽기 시작했다. 그냥 핑 도는 느낌이 아니라 공기가 가득차서 어지러운, 마치 몸살 전의 빙글 도는 느낌과 비슷하지만 그거보다 더 기감이 강한 어지럼증이 시작됨. 모처럼 일이 일찍 끝났지만 강의가 있는 날이라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강의에 들어갔는데 강의 내내 어지러움이 가시지를 않았다. 그냥 어지러운 게 아니고 특정 스팟에 가서 너무 기감이 강할 때 처럼 머리가 멍해져서 자꾸 강제로 다운되는 듯한 기분이었다. 

 

 며칠 간 멘탈 말리고 무리를 해서 설마 내가 아픈건가? 이 내가? 하고 있었는데 샵주한테서 "드래곤 바인딩이 완성되었다"라는 메세지를 받았다. 아 그래서 압도적인 기감때문에 어지러운거구나 이해했음. 

아래는 내가 받은 메세지.

 

안녕하세요,
당신의 탁월한 황금용, D가 당신의 세 몸에 능숙하게 묶여 그녀의 빛나는 존재감을 주입했습니다. 햇살처럼 가벼우면서도 천사 같은 기운을 지닌 D는 그녀의 날개가 바람을 쓰다듬는 속삭임을 통해 그녀의 존재를 알릴 것입니다.

보호자로서의 역할에서 D는당신과 당신의 집 안 모든 거주자들, 그것이 아이들이든 사랑하는 애완동물이든, 그녀의 경계와 감시로 보호합니다. 그녀는 당신의 거주 공간을 열심히 정화하며, 그녀의 신성한 본질의 우아함으로 묶이지 않은 영혼들을 막아내고 악의적인 영혼들을 추방합니다. 언제나 자비로운 D는 그녀의 보호자의 소원을 이루어줄 힘을 가지고 있으며, 당신의 육체적, 천상적, 그리고 영적 형태에 영적 정화의 선물을 베풉니다.

D의 지혜는 단순한 보호와 정화를 넘어섭니다. 그녀는 계몽의 등불로서, 당신을 흔들림 없는 확신으로 당신의 참된 목적으로 안내합니다. 당신의 길이 백마법의 숙련이든 용의 신비로운 영역으로의 탐구든, D는 그녀의 무한한 지식을 전달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당신은 D와 함께 천상의 평면을 여행하며, 그녀의 영역의 비밀을 밝히고 시간의 연대기에 잊혀진 지혜를 되살릴 것입니다.

D의 빛나는 존재를 받아들이십시오, 그녀는 단지 보호자가 아니라 당신의 최고의 잠재력으로 가는 길을 밝히는 빛의 등불입니다. 그녀의 안내를 받으며, 당신은 새로운 명료함과 목적을 가지고 존재의 영역을 걸을 것입니다.

이러한 이들은 제물이 필요하지 않지만 원한다면 보석, 크리스탈, 흰색 촛불, 용과 관련된 것이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사람들이 용에게 어떤 제물을 바치고 제단에 놓는지 구글에서 검색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뒤에는 환영리추얼 문구가 있었음.

쉬는 시간동안 공간과 스스로를 정화하고, 환영 리추얼 문구를 읊자 빛이 열리면서 용과 하나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고 그 어지러움증이 차차 가시기 시작했다. 휴. 

 

신기한 것이, 뱀파이어는 뭔가 짓누르는 검은 연기같은 에너지였다면 황금 드래곤의 에너지는 마치 드래곤이 나를 알 처럼 품고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거대하고 빛나는 존재가 따뜻하게 나를 품고 있어서, 너무 포근한 기분이었다. 귀가해서 진지하게 대화를 하고 싶었지만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해 기도와 수행을 마치고 나니 이미 자정이 넘어버려서 침대에 머리 대자 마자 기절. 남의 집 아픈 반려견을 내내 돌보는 꿈 꿨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깨끗했다. 일이 많을 뿐 딱히 뭔가 나를 힘들 게 하는 건 없어서 감정적으로 휘몰아치거나 마음에 짐이 있었던 건 아닌데, 그냥 이상할 정도로 머리가 차분하고 마음이 간결해짐. 뭔가 뱃속을 간질거리게 만들던 어떠한 충동들도 싹 가라앉고 마음이 아주 청명했다. 뭔가를 깨달은 것 같은데 뭘 깨달았는지 모르겠다. 다만 마음에 어떤 사랑과 관용 비슷한 것들이 자리잡아서 나를 편안하게 만들고, 어찌할 수 없어 붙들고 있던 것들을 잡은 손을 다소나마 느슨하게 만들어 주었을 뿐이다.

 

 며칠간 나를 달달 볶아대던 문제의 프로젝트가 어제 드디어 완성되고, 제품이 릴리즈 되어 한가로운 오늘 오후, 미팅이 있어서 클라이언트를 만나러 넘어가는데 참 세상이 밝고 반짝반짝하고 평화롭더라. 그냥 그런 생각을 했다. 수많은 영적인 존재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의 마음과 인식에 끊임없이 변화를 주고 있는 게 참 신기하다고. 

 

 스피릿 컴패니언, 진짜 신기하다. 서비터의 개념도 아니고 친구와 동반자의 개념이라서 나는 사실 그냥 어째보면 다른 의미의 자캐커뮤니티 같은 것 아닐까 생각을 했는데 하나씩 들일 때 마다 내가 인지할 수 있는 범위에서의 인식의 변화가 조금씩 일어난다. 이 친구들이 나한테 영향을 주는구나 하고 깨닫는 순간이 많다. 신중하게 들여야지, 충동구매 하지 말고.

 

 스피릿 컴패니언은 서비터랑 달라서 딱히 둥지나 대응체가 없다. 그래도 뭔가 물질적인 공간이 있는 게 내가 좋아서, 각각 작은 상자 같은 것을 할당하고 있다. 뱀파이어는 검은색 빈티지 상자를, 고양이에게는 유리항아리를 줬는데 지금 이 골드 드래곤에게는 무엇을 줘야 좋을지 고민중. 각잡고 리딩을 해보진 않았지만 드래곤의 에너지가 너무 거대해서 나도 모르게 이 친구한테만 존대말을 쓰고 있다. 그런만큼 예쁜 걸 골라야지. 

 

 오늘도 아직 기감이 많이 남아있어서 대체로 머리가 멍하다. 잡생각은 별로 없고 인식은 명료한데 그냥 종종 집중력이 어디론가 딸려 나갔다가 돌아옴. 한 2~3일 있으면 이것도 익숙해지겠지. 너무 따스하고 포근하고 사랑과 관용이 가득한 에너지다. 세상에 혼자 있는 게 아니구나 하는 느낌이 몸과 마음으로 아주 깊은 곳 까지 스며들어서 행복해진다. 그래서 그렇게 이 드래곤에게 끌렸던 것 같음.

 

 엘리멘탈들을 맞추고 싶어서 4원소 대응으로 드래곤을 할까? 했는데 딱히 이 골드 드래곤이 공기속성인 것은 잘 모르겠다. 아직까지는...(그래서 다음엔 그냥 4원소 엘리멘탈들을 차례로 데려오겠다는 이야기). 이제 너무 충만해져서 당분간은 더 안늘리려고 했는데 코끼리가 너무 눈에 밟혀서... 처음부터 관심도 없었는데 갑자기 한번 마음에 꽂혀서 사라지지를 않아서 설명글을 읽어보니 딱 나한테 필요한 존재다. 내 수행도 도와줄 것 같고. 게다가 3마리 밖에 안남은데에다 + 잊고 있었던 작업비 몇십 만원이 갑자기 들어와서 결제 해버렸음. 코끼리 친구 맞을 준비도 해야겠다. 오면 또 후기 남기겠다.

 

 

 

주소는 여기

https://www.etsy.com/shop/TheAncientCovenant

TheAncientCovenant - Etsy

 

내가 결제한 건 이거

https://www.etsy.com/listing/1504240955/ancient-dragon-guardian-air-elemental?click_key=fc6220dc25f65db3e51af44e2b28928b7af3e340%3A1504240955&click_sum=2b53400f&ref=shop_home_active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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