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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릿 컴패니언과 함께 한 6개월

WITCH CRAFT/SPIRIT WORKING

by 나이트플로우 2024. 7. 3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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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영부영 반년 가까이 되긴 했다. 2월 7일인가 9일쯤 처음으로 뱀파이어를 받았으니까.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런데 별 일 없었다.

개인적인/영적인 성장의 측면에서는 참 많은 일들이 있어서 그 반 년간 지식도 지혜도 많이 얻었고 성장도 많이 했는데, 외부적으로는 크게 별다른 일이라고 부를 만큼 힘든 일이 하나도 없어서 정말 평온했다. 이런 평화가 사람을 바보로 만들지 않을까 걱정했을 정도로. 한동안 너무나도 감사했는데, 요샌 좀 당연해져서 감사를 잊고 산듯 함. 정신 똑바로 차려야지.

 

나도 그냥 별 뾰족한 수 없는 인간이라고 느낀게, 성장지향/향상심가득한 인간이었는데 사람이 한가해지고 마음이 평안하니까 한도 끝도 없이 퍼지려고 하더라. 지금 삶이 너무 지루할 정도로 만족스러우니까 더 나아갈 생각을 안하고 안주할 궁리만 어떻게든 하고 있음. 큰일이다 진짜. 온 우주가 부둥부둥해주니까 인간이 그냥 자꾸 아무것도 안하려고 함. 그런데 그런만큼 성격은 점점 더 너무 좋아져서 내 삶에서 가장 온화하고 평온하고 사랑 가득한 상태가 되어있다. 그런데 그건 그거고, 자기계발은 해 나가야지.

 

영존재들이랑 함께 생활을 할 수록 이들의 특성을 알게되고, 어떻게 그들을 대해야 할지 알게 된다. 비단 스피릿 컴패니언 뿐만이 아니라 신이나 악마, 다른 영존재들도. 그러다보니 여태 읽어왔던 영존재들과의 작업에 대한 서적들이 재조명 되고 있는데, 내가 그들에 대해 알게 될 수록 가장 그들의 실태(?)에 가깝게 그들을 묘사해놨다고 생각되는 기록은 Encyclopedia of Spirits, 장장 천페이지가 넘어가는 영존재들에 대한 백과사전 중, 초반 1부에 있는 "어떻게 그들과 작업하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부분들은 통째로 번역해서 카페에다가 연재해뒀다.

 

 

https://cafe.naver.com/undefinedmagick/31

 

스피릿 백과사전: 요정, 악마, 유령, 신, 여신의 마법에 대한 궁극의 안내서 1

대한민국 모임의 시작, 네이버 카페

cafe.naver.com

 

 

직접적인 소통은 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고.

뱀파이어는 제법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준다. 깊은 명상에 들어가서 그와 소통을 할 때면 직접적으로 단답의 메시지가 온다. 나머지는 정말, 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고. 진들은 주로 꿈속에서 보게 되고, 진의 형태로 나오기 보다는 온갖 형태로 출현하면서 자신이 그 진이라는 힌트를 주고 간다. 이름을 알려줄 때도 있고, 등장인물이 자신의 별명을 알려줬는데 그 별명이 해당 진의 형태를 반영한 것일 때도 있고, 누가봐도 그 진인데 형태만 달라져서 아주 상징적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드래곤들은 영감이 전달 되는 것으로 소통이 된다. 엘리멘탈들은 이미지, 천사들은 감정과 감. 뭔가 존재별로 또 미묘하게 달라지기는 하는데, 예전에는 "진짜 존재하긴 하는건가" 하는 의문이 어느정도 있었다면 이제는 아예 그게 싹 사라짐. 존재와의 소통은 내가 생각하는 방식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이제는 알고, 한 반년가까이 학습되고 났더니 이게 내 오리지널 영감과 생각인지, 아니면 누가 던져주고 간 것인지를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망상을 더더 안하게 된다. 원래도 살짝 염세적인 현실주의자였지만, 요즘의 나는 오컬트 하는 인간이 맞나 싶을 정도로 극단적인 현실주의자인데, 그런 내가 아주 편안하다. 영존재들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그들과 교류하고 있지만, 메시지를 들으려고 안간힘을 쓰거나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에 그걸 끼워맞추려고 끙끙대지 않게 되니까 오컬트가 내 몸에 맞는 옷 마냥 편안해졌다. 

 

자료들 많이 읽는 것도 큰 도움이 된듯.

예전에 알고 지내던 몇몇 오컬트맨들이, 자기는 3D로 영존재가 육안으로 보인다느니, 영존재의 말이 육성으로 귓가에 들린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항상 했어서 (심지어 몇몇은 영존재들이 너무 시끄럽게 했던 말을 반복하며 자기를 괴롭힌다고 주장했다) 그게 당연한거고 그게 안되면 소통이 안되는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런 증상들이 영존재와의 소통이라기 보다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신경/정신병증일 가능성도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 아예 환상이 사라졌다. 그러고나니 편안해짐. 그냥 내가 직접적으로 그들과 소통이 안되는 것은 오히려 현생을 유지하기 위한 굳건한  장치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며, 그 장치의 개폐하는 요령은 앞으로 좀 더 익혀나가야 하겠지만, 지금은 이정도로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모든 경우에 목소리를 듣는 것이 영혼과 관련된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진정한 정신 질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정신 질환과 영혼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습니다. 이것은 매우 복잡한 문제입니다; 때로는 정신 질환이 해로운 영혼을 끌어들이거나 그 반대일 수 있습니다. 일부 영혼은 정신적 혼란을 유발하여 분노를 표현하거나 그것을 치유하기 위해 소환될 수 있습니다. 부록에서 이름을 확인하세요.)

진정한 영혼의 목소리는 지속적이거나 압도적이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짧고 갑작스럽고 요점만 말합니다. 영혼은 도착하여 말하고 떠납니다. 방문은 일반적으로 행복감을 자극하지만, 경험의 강도 때문에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능을 멈추게 하지는 않습니다.

청각적 미디엄(습관적으로 영혼의 목소리를 듣는 것)와 정신 질환의 중요한 차이점은 미디엄은 필요에 따라 자신의 능력을 라디오처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목소리는 진정한 대화를 나누며(즉, 그들도 당신의 말을 듣고 합리적으로 반응합니다), 기능을 방해하지 않으며, 해로운 행동을 제안하지 않습니다. 상황이 다르면 즉시 자격을 갖춘 정신 건강 전문가에게 상담하세요.
특히 처음으로 영혼과의 실제 접촉을 경험할 때, 일시적으로 말을 잃거나 혼란에 빠지거나 흔들리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매우 깊은 경험으로 "번개에 맞은 것 같다"고 묘사되기도 합니다.


Encyclopedia of Spirits 에서 퍼옴.

아무튼, 그런 것들을 좀 내려놓고 나니까 전전긍긍해하는 마음이 싹 가셨다. 그들을 대할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하면 좋을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알게 되고나니 뭔가 잘못된 관계를 만들게 되진 않을까, 이 친구들이 나한테 앙심을 품지 않을까 하는 그런 불안함도 사라졌다. 예전에 저런 고민을 했다는 것 조차 좀 귀엽게 느껴짐.

 

여튼, 평화롭다.

이젠 좀 리얼 자기계발을 해야하는데, 큰일났다.(ㅋㅋㅋ) 내 팔자에 이렇게 배부른 고민이나 하고 있다니, 마냥 감사할 따름이다. 일단 오늘은 퇴근하면 자기발전과 학습과 성장을 테마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스피릿 팀과 회의를 좀 가져야할듯. 으으 힘내서 일해야지. 일단 분기별 보고서같은 기분으로 글을 쓰긴 했는데, 한 줄 요약하면 이러하다. "평화로움, 별 일 없이 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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