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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오일 제작기 4 - 완성

BOOK OF SHADOW

by 나이트플로우 2024. 1. 2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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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6일 사자자리 만월, 드디어 사랑과 매력의 오일 제작 완료.

처음 썼던 베이스 오일이 약 800미리 정도였는데 완성된 오일은 700ml가 살짝 안됐다. 10ml 정도는 소분하다 쏟은 게 분명하고, 나머지는 잔뜩 넣었던 마른 허브들이 흡수한 것 같다. 30ml 병에 소분해서 약 23병 정도가 나왔다. 친한 마녀친구들에게 나눠주고 나머지는 알음알음으로 판매해야지.

 

 기도와 축원을 하고 오일을 소분하고, 예쁘게 라벨링한 다음 병을 쭉 세워둬 보니 마음이 참 새로웠다. 만들던 당시에는 '히히 매력! 젊음! 사랑!!!!!!!!!!' 하는 기분으로 내 의도에만 잔뜩 집중했었는데, 막상 이것들을 타인에게 보내게 되니 이 오일들이 인연되는 이들에게 가서 그들의 삶을 더욱 행복하고 순하게 만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새록새록 피어 올랐다.

 

 그러고 느낀 것이, 타인을 위해 마법적, 영성적 물건을 만들때는 사용하는 이의 복됨을 진심으로 비는 마음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나도 인간이다보니 상응도 잘 맞췄고 기도도 열심히 했고, 에너지 충전도 신경써서 했으니 당연히 작동하겠지 하는 오만함이라던가, 혹여나 만에 하나 작동안하면 어쩌지 같은 불안감이라던가, 이걸 얼마에 팔아서 얼마의 돈을 벌 것인가 하는 욕심이라던가 하는 게 올라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걸 타인의 손에 건네는 순간이 진짜 오게 되니까, 자만심이라던지 성취감이라던지 불안감 같은 게 다 사라지고 그냥 오롯이 이 오일이 그들의 삶에 생기와 사랑, 젊음과 매력을 가져다 주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밖에 남지 않았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생각을 좀 해봤다. 나는 사람을 가르치는 일을 꽤 오래 해왔었다. 지금도 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지금은 메인 업무라기 보다는 보조적인 것으로, 학원장의 부탁 때문에 주에 몇 번, 한 번에 세시간 정도만 하고 있을 뿐이다.

 처음 타인을 가르칠 때, 나는 이 분야에 대해 정말 서툴렀고 아는 것도 별로 없었다. 어쩌다가 갑자기 이직하게 되어서 정신이 없었지만 진심으로 내 학생들이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 하나로 열심히 공부도 했고 자료도 찾아보고,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보강과 특강을 늘리고 그들의 포트폴리오 완성을 위해 내 열정과 에너지를 다 불태웠다. 덕분에 정말 많은 학생들을 그 힘든 취업난 속에서도 어떻게든 취업을 시킬 수 있었고, 그 중 몇몇은 들으면 누구나 아는 대기업에도 입사를 했다. 

 동료들은 이상할 정도로 학생들의 상태와 성과에 집착하는 나를 신기해했고, 가끔은 '해 줘봤자 다 소용 없다' 같은 충고도 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게,  이게 어떻게 보면 내 인생을 갈아서 남 좋은 일만 잔뜩 한 시간들이었다. 그 때 내 나이 그리 많지도 않았는데 스트레스 때문에 하얗게 샌 머리는 아직도 돌아오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후회는 없다. 내가 타인을 위한 순수한 마음으로 애썼던 그 모든 것들 덕분에 내 실력은 강의적 측면에서나 실무적 측면에서나 비약적으로 성장했고, 내 도움을 받았던 많은 사람들이 또 다른 소중한 인연들을 연결해준 덕분에 지금 이 직군, 이 연차에서는 꿈꾸기 힘든 고연봉을 받고 있으며 외주문의와 작업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으니까. 

 

 누군가에 대한 정말 순수한 이타심은 결국 내 복으로 돌아온다. 이 사실을 알고나면 이제 이타심이 더 이상 순수해지기가 어려워질 것 같은데, 또 그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누군가에 대한 사랑과 연민으로 그들을 돌보아야 할 때, 돌려받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던가 남 좋은 일 해 줘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회의감 같은 것을 놓아줄 수 있게 된다. 만약 아무리 해도 순수한 이타심이 들지 않는다면 것 때문에 스스로를 탓할 것도 없다. 그냥 스스로가 지금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그런 것 뿐일테니까. 

 

 오일을 만드는 내내 많은 정화를 경험했다. 사랑에 실패했던 기억과 스스로를 부정해왔던 마음들이 거짓말처럼 씻겨내려가는 순간들을 조우했다. 가끔 그것들이 꿈으로, 통증으로, 격한 감정으로 올라오기도 했고 또 그러다 사라지기도 했다. 몸 안에서 오래되어 딱딱하게 굳어있던 에너지 덩어리가 박탈되고, 그러면서 다양한 감정과 기억들이 떠올랐다 사라지곤 했다. 그렇게 사라지고 나면 평온해졌다. 시끄럽던 머릿속이 조용해지고, 반짝반짝 빛나고 내 마음도 차분해지면서 동시에 가벼워졌다. 지난주부터 샘플용으로 소분해 둔 것을 매일 사용하면서 오일 자체의 공효도 정말 잘 보고 있는 중이지만, 오일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겪은 다양한 차원에서의 정화가 가장 큰 보상 아니었을까 진심으로 생각한다.

 

 이 오일은 내게는 아주 금성적으로 작동한다. 금성상응과 화성상응이 주된 원료인데, 워낙에 화성이 강한 사람이다 보니 화성적 측면은 그 화성적 에너지가 보강된다, 정도로만 느껴지는데 금성의 길한 측면에서의 공효를 많이 보고 있다. 아름다움, 여성적 매력, 즐거움과 뜻밖의 행운 같은 것들 말이다. 그리고 어쩐 일인지 금전적 정화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아마 오일을 만들기 위해 에너지적 도움 받았던 deity가 번영과 아름다움의 신 락슈미여서 그런 것 아닐까. 

 

 참 많은 것들을 배우고 많은 것들을 얻었다. 지금은 또 따로 정화 오일을 담아서 숙성중인데, 이 오일은 아마 다음주나 그 다음주 쯤 개봉할 것 같다. 이 정화 오일은 내 독자적 레시피로 내 경험에 입각해서, 에너지적/내면적 정화에 좋았던 것을 다 쓸어 담아 섞은 것인데, 재료도 아낌없이 인퓨징 하고 같은 허브의 에센셜 오일도 아낌없이 들이부었다. 그랬더니 뭔가 엄청난게 만들어지고 있는 듯 하다. 그런데 이건 이상하게 내 개인의 능력으로 엄청난 걸 만들었다! 하는 느낌보다는 신이, 혹은 내 스피릿 가이드가, 혹은 나의 상위자아가 개입해서 만들었다는 기분이 든다. 나라는 인간 개인이 만들었다기엔 그 느낌이 너무 홀리하다. 나는 그냥 주방청소용 세제를 만들고 싶었을 뿐인데 락스를 만들어버린 기분이다. 이렇게 말하니 뭔가 유독한 것 같지만, 그건 아니고 그냥 정말정말 파워풀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 

 

 아무튼 또 이런저런 오일 레시피를 짜보고 있다.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영어 자료들도 좀 읽고, 재야의 고수들에게 직접 자문을 얻기도 하는 중이다. 최근 친한 분께 금전관련해서 흥미로운 레시피 하나를 받았는데, 이건 다음 신월에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글을 읽는, 그리고 내가 만든 것과 인연이 닿은 모든 이들에게 번영과 매력이 가득하길 바란다. 옴 스리 마하 락슈미예이 나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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