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OF SHADOW

금성오일 완성하긴 했는데

나이트플로우 2024. 10. 9. 16:42

 

 

심상치가 않다.

 

이번에 만든 태양/금성 오일을 오픈했다.

태양 오일 생각보다 퀄리티 정말 잘 나왔다. 청량감있고 경건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청년같은 태양의 에너지였다. 쾌청하고 단단하고, 아무튼 아주 마음에 쏙 듦. 다소 위엄있고 무게감 있는 -꼰- 타입 태양이 필요했던 건데, 그거보다 좀 더 가벼우면서도 상쾌한 느낌이 나왔지만 덕분에 쓸 바리에이션이 더욱 넓어졌다.

 

금성은 계획대로라면 일주일 정도는 더 있어야 하는데 징조가 와서 오늘 오픈함. 지난 밤, 간절히 원했지만 갖지 못했던 많은 욕망(그러나 나는 사랑이라 착각했던)들을 놓아주고 풀어내고 쫓아내고 드디어 그 모든 상처에서 해방되는 꿈을 꿨다. 눈을 떴을 때, 침실 안에 장미와 로즈제라늄을 섞은 향과 흡사한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다. 최근에 하고 있었던 수행이나 작업 대부분이 마음의 상처를 놓아주기, 가슴을 열기, 사랑을 깨닫기 뭐 이런 작업이었으므로, 그 작업의 일환일테다. 그러나 동시에, 이걸로 금성도 됐구나!! 하는 직감이 와서 얘도 같이 깠음. 

 

나에게 금성은 언제나 스파클링 와인과도 같은 존재다. 가볍고, 유동성 있고, 즐겁고, 달콤하고, 좋은 향이나고 등등. 그렇지만 최근에 친구가 '금성은 다소 묵직하고 들러붙는 느낌이다' 라고 말을 해서 이게 사람마다 다르구나, 차트의 영향을 받는건가 싶었는데 이번 오일 열어보니 무슨 말인지 완전 알겠다. 묵직하고 끈끈하고, 이게 요사스럽다는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좀 더 고혹적이고, 끈적하게 들러붙는다고 말하기에는 새침하다. 그렇지만 압도적인 어떤 여성성과 그 여성성으로 누릴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즐거움-가벼운 희롱부터 시작하여 다소 방탕한 레벨까지-을 연상케 하는 그런...암튼 그런 에너지였다. 충격. 이거 내가 쓸까? ㅋㅋㅋ 안쓸듯. 와. 부담스러워. 쓰더라도 희석하거나, 블랜딩할 연구를 좀 해야겠다.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던 긴자의 여왕? 뭐 그런 에너지라서 놀랐다.

 

아무튼. 오일 두개를 같은 날 오픈했는데. 이게 한 사람이 만든 것이라고 봐도 될까 싶을 정도로 상반된 에너지라 좀 신기하다. 청량미 넘치는 청년의 느낌과 속을 알 수는 없지만 너무나도 매력적이고 화려한 여성의 에너지를 이렇게 각각 뽑아내다니. 행성 오일은 단독으로 쓸 수도 있지만, 그 자체로 재료이기도 하기때문에 어디에 어떻게 쓸 지는 또 따로 고민해봐야겠다. 원래는 단독으로 쓰려고 만든거였는데, 그럴 이유가 이제는 없어져버렸다. 이유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걸로 탈리스만을 좀 만들어봐야하나, 아니면 마녀병을 만들어봐야하나 생각 좀 해봐야지.